BlackSnow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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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기 _ 독일 렌트카 여행 #3_3 "딩켈스뷜"


뇌르틀링겐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딩켈스뷜로 향했다. 구글 지도에 딩켈스뷜이라 치면 안나오는걸 보니 저런 발음은 아닌가보다. 오후 늦은 시간을 향해가는지라,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유명하지도 않고, 교통이 편한 지역도 아니라서 길에 차가 없다. 조심조심 운전해서 마을 안으로 들어왔다. 어느 마을이나 있는 커다란 성당을 지나, 차를 댈 만한 곳을 찾았다. 갓길도 주차 요금을 받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저녁시간과 야간에는 요금을 안받는 곳이 있는데, 그런 곳을 찾는다. 한적한 동네여서 그런지 주차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도로 바닥은 보도블럭 마냥 깔아져있다. 이게 보기에는 참 좋은데, 운전할 땐 엄청 불편하다. 돌 굴곡을 밟으면서 차가 사정없이 흔들리고, 시끄럽다. 걸어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볼 생각인데, 혹시 모를 도난에 대비해서 차 안을 정리했다. 짐을 깔끔하게 트렁크에 밀어넣고 산책을 나간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천리 같은 딱히 유명하지 않은 시골이다. 길에 다니는 사람도 적고 조용하다. 불이 켜진 가게들과 호텔들이 몇 보이는 걸 빼면 대부분 가정 주택이다. 깔끔하고 이쁜 음식점들이 보이는데, 딱히 뭔가를 먹고 싶진 않아서 성벽 쪽으로 나갔다. 





성의 한쪽으로는 폭이 넓은 강이 흐르고 있다. 2월은 겨울이라는 걸 증명하듯 강가가 얼어 붙어 있다. 강과 성벽 사이의 길을 느릿하게 걷는다. 찬 바람과 조용한 분위기는 괜히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 '독일을 여행 왔어도 이런 시골 동네까지 놀러 온사람은 많지 않겠지?' 하는 뿌듯한 생각도 하고, 막상 일 때려치고 놀고 있는게 불안하기도 하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마을로 들어간다.








밝은 가로등을 지나 어두운 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여자분이 튀어나왔다. 서로 깜짝 놀라 멋쩍게 웃으면서 눈인사를 건넨다. 골목 골목을 들여다본다. 간간히 불이 켜진 음식점들이 보이고, 문 닫은 기념품 가게 들이 듬성 듬성 있다. 해도 다 져버렸고, 더 볼게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도 슬슬 가야겠고, 차로 돌아간다. 구글 맵에 뉘른베르크를 목적지로 입력한다. 뉘른베르크까지는 100km 다. 넉넉하게 두시간을 소요시간으로 잡는다. 다만 자야하기 때문에 가는 길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본다. 뉘른베르크에 들어가기 직전에 NORDSEE 라고 휴게소 겸 음식점이 있다. 구글맵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나가는데, 앞에 큰 마트가 보였다. 독일 슈퍼마켓을 구경하고 싶어서 차를 세운다.

















































큰 이마트 같다. 슈퍼 옆에는 작은 까페가 붙어있다. 구경하기 전에 화장실부터 들리자 싶어서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화장실을 물어봤다. 직원이 내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 유명한 여행지에서 멀어질때마다 이런 일이 생긴다. 내 발음이 좋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독일어를 하는 동네라 영어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번역기를 켜서 화장실을 독일어로 보여주고 나서야 위치를 말한다. 그것도 물어본 본인 아니라 옆에 있는 다른 직원을 불러서 영어로 알려준다. 한국에서 일할때 외국인오면, 옆에 영어 잘하는 직원 불러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알려준 방향으로 가자 까페가 나왔다. 아무리 봐도 화장실이 있을만한 곳이 없어 까페 직원에게 한번 더 물어봤다. 어린 여학생이라 그런지 금방 영어가 나온다. 까페 끝을 지나 직원 휴게소 같은 곳 옆에 화장실이 보인다. 몸과 마음이 편해진 상태로 느긋하게 마트로 들어간다. 진열대에 늘어선 와인들이 내 손을 유혹한다. 운전만 아니었어도 매일 같이 마실텐데, 술 마시고 차에서 자면 죽을까봐 참는다. 헝가리까지 비행기를 탈 일이 없어서 액체를 편하게 살 수 있다. 샴푸를 사려고 하는데, 제품 설명이 죄다 독일어다. 샴푸인지 린스인지 알 수가 없다. 한참을 번역해서 샴푸와 바디를 샀다. 그리고 드디어 올인원인 로션을 샀다. 이제 세수하고 나서 얼굴이 따가워 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요리만 할 수 있으면 햄을 살테고, 술을 마실 수 있으면 치즈를 샀을텐데, 운전이 모든 걸 못하게 만든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귤을 한봉지 더 집어 든다. 우리나라에서 먹던 귤보다 조금 더 크고 단단하다. 껍질은 조금 얇고, 엄청 달다.  





적당히 계산을 하고 뉘른 베르크로 향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serways 라는 곳이 고속도로 휴게소 중 하나 인듯 하다. 다른 휴게소들도 다른 이름이로 있는거 같은데, serways가 제일 깔끔하다. 그 때문인지 다른데보다 1유로 정도씩 더 비싸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휴게소에 도착했다. 고속도로 중간중간 다른 휴게소들이 있었지만, 시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지났다. 3유로를 주고 깔끔하게 샤워를 하고 나자 허기가 진다. 아까 슈퍼에서 본 소시지가 눈에 아른거린다. 독일에선 소시지를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튀겨져 있는 소시지를 몇개 골랐다. 먹다남은 귤까지 꺼내 저녁 상을 차렸는데, 전에 먹은 고속도로 햄버거에 비하면 질이 너무 떨어진다. 감자는 기름에 쩔어 눅눅했고, 소시지도 튀긴지 오래되서 짰다. 그래도 고기라고 다 먹으니 배가 부르다. 잠도 슬슬 오고, 잠깐 핸드폰을 만지다 차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